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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2019년 주택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
각종 시장 전망이 쏟아지는 시기다.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등 곳곳에서 나름 노하우로 내년을 전망한다. 이는 정부 정책의 참고 자료가 되거나, 기업들의 내년 사업계획의 근거로 활용된다.

시장 전망의 방법으로 가장 흔한 유형은 ‘추세 분석’이다. 일단 올 한해를 정리하고 이런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식이다. 경제학에서 미래에 대해 전망할 때 활용하는 ‘적응적 기대가설(Adaptive Expectation)’이 근거가 된다. 일정한 흐름이 생기면 그런 추세가 한동안 이어진다는 것이다. 서울 집값이 9.13 부동산대책으로 주춤하면서, 거래가 줄고 떨어지기 시작했으니 이런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는 식이다. 금리인상 가능성, 정부의 규제대책, 세금 부담 등 여러 요인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경제학의 또 다른 미래 전망 방법인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은 좀 다르다. 어제까지 집값이 하락했다고 해도 당장 내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게 기본 사고틀이다. 집값을 결정하는 건 수요와 공급, 거래량 등 객관적인 상황에 따른 것일 뿐 추세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전망을 하는 사람들은 서울에선 아직 집을 가진 가구보다 집이 없는 가구가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울시 조사로 2017년 기준 서울의 자가보유율은 48%에 불과하다. 52%가 전세나 월세에 살고 있는 무주택자라는 이야기다.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사람들은 무주택자가 이렇게 많은데, 주택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니 서울 집값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2015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70% 이상이었다. 최근엔 60~70% 정도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세가율은 꽤 높은 편이다. 집값의 30% 정도만 대출하면 집을 살 수 있는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들이 집을 사려고 결정하려면 시장 상황이 뒷받침 돼야 한다.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서두를 것이다.

지금 서울 주택 시장을 전망하기 어려운 건 어떤 방법으로 봐도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 하락세가 최근 2~3주 이어진 걸 추세로 보긴 아직 너무 이르다. 서울 거주가구의 절반 이상인 무주택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가 얼마나 위축됐는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청약시장에 수만명씩 몰리거나,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가 여전히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리는 상황 등을 보면 주택 수요자들의 에너지는 아직 꺾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내년 봄 이사철을 대비한 주택수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12월 광역 교통망 대책이나 3기신도시 개발지역 발표, GTX 노선 착공 등의 개발 호재가 나오면 위축된 수요가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 기준금리가 동결이 결정되면 투자수요가 다시 꿈틀거릴 수도 있다. 내년까지 있을 30조원 규모의 토지보상금도 주택시장을 촉발할 동력이 될 수 있다.

지금 서울 주택시장을 몇몇 변수만으로 예측하긴 상황이 너무 복잡하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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