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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경제는 선동이 아니라 실리임을 보여준 美中 교역성적표

4년간의 미중 무역갈등의 결과 “중국이 승기를 잡았다”는 블룸버그의 20일 보도의 시사점을 주목할 만하다. 역시 경제는 선동적인 정치보다는 실리와 경쟁력의 산물이란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직후부터 관세 폭탄 등 일방적으로 중국을 공격했지만 대중 무역적자는 더 늘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연간 약 3000억달러 수준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보다 4분의 1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또 지난 2분기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2%로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 중이지만 미국은 -9.5%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이며 환율도 달러 약세를 면치 못하는 데 비해 위안화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주요 경제국이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할 때, 중국은 강력한 봉쇄로 조기 극복하고 공장을 정상 가동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은 정밀기계뿐 아니라 배터리 등 미래산업에서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물 경제의 성적표를 거론하지만 실제로는 양국의 통치 결과를 놓고 볼 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판정패’라는 얘기다.

물론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달라질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갈등은 통상에서 기술, 지식재산권으로의 경계를 넘어 최근엔 외교 문제까지 확산일로다. 휴스턴, 청두 외교공판 폐쇄 조치도 놀라운데 이제는 중국의 공산당 일당독재의 정권교체까지 들고나오는 상황이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국가명을 ‘중공’이라고 칭하며 공언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물러설 수 없는 확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대목은 미국이 경제 펀더멘털을 개선해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자국 산업의 타격이나 미래 기술 주도권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원칙적인 경쟁력 개선 방안을 제쳐놓고 화웨이, 위챗, 틱톡 등 중국 IT기업 공격에만 ‘올인’하는 것은 잘못이란 블룸버그의 주장은 누가 봐도 백번 옳다. 정공법이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란 점은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도 일본과의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일본의 정권이 바뀌었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동적인 정치구호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주력해야 한다. 그나마 한일 갈등의 성적표는 우리가 좋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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