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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마디 틀린데 없는 박용만 회장의 절절한 호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처리 과정에 대해 정치인들에게 쏟아낸 불만은 한 마디도 틀린 데가 없다. 그야말로 귀담아 들어야 마땅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은 매일 생사의 절벽에서 발버둥 치는데 정치권은 여야 가리지 않고 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안을 추진해 사면초가로 몰아간다”는 불만은 보기에따라 다를 수도 있다. 더 크고 숭고한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면 기업에 부담 정도가 아니라 타격을 입히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 정치에 몰두하느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대목엔 다른 말이 나올 수 없다. 사실이 그러하지 않은가. 기업 관련 법안인데 기업의 의견이 무시되는 건 잘못된 일이다.

무엇보다 “최근 진행되는 개정안들은 방법과 절차 모두에 문제가 있는 만큼 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부작용, 대안까지 토론하며 옳은 길을 찾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엔 반박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그는 “국회에서 추진되는 경제 입법에 대해 전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심지어 기업들을 향해서도 “무조건 ‘된다, 안 된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선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법이 만들어지면 기업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밝혔다. 더 이상의 합리성을 찾기는 어렵다.

박용만 회장은 2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따로 만나 기업 입장을 전달했다. 적어도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만들자는데 호소는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 특히 과거와 달리 찬성 쪽으로 당론 변경을 주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더욱 그래야 한다. 안 그래도 공정경제 3법 개정안 심사에 관여할 정무위,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중 대부분은 아직 찬반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김희곤 의원은 “과도한 독소조항이 문제”라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다.

토론과 대화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그걸 통해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경제 3법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면 독소조항들만이라도 제거되어야 한다. 기업의 방어권까지 보완된다면 더욱 좋다. 차등의결권이나 신수인수선택권 등은 이미 발의된 개정안들이다.

박용만 상의 회장이 주장하는 토론과 대화는 결국 입법 논의의 방법과 절차를 바로잡아 달라는 호소에 다름 아니다. 마땅히 수용해야할 주장이다. 게다가 그건 ‘일방통행식 마이동풍 입법’이라는 비난에서도 벗어나는 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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