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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20호 홈런’ 마크 테세이라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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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린 마크 테세이라 (사진=OSEN)


올해도 비관적이었다. 많은 이들이 테세이라의 재기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그의 나이 올해로 35세. 지난해 최악의 부진으로 노쇠화라는 단어가 그를 맴돌기 시작했다.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는 잦은 잔부상과 그를 수렁에 빠뜨린 시프트를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올 시즌 그가 수령하게 될 2,300만 달러 이상의 연봉과 대비를 이루며 양키스의 암 덩어리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돌아왔다. 테세이라는 4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템파베이와의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렸다. 0-3으로 뒤진 8회말에 터진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12회말. 팀이 3-3 동점 상황에서 12회초 두 점을 내준 가운데 1사 1,3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테세이라는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양키스는 후속 타자 브라이언 맥켄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템파베이에 7-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테세이라는 지난해 기록한 22개의 홈런에 단 두 개차로 다가섰다. 팀이 치른 80경기에서 20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테세이라는 현재 41홈런 페이스로, 이는 각각 39개씩을 기록했던 2009년과 2011년을 뛰어 넘는 양키스 이적 후 최다 페이스다.(개인 통산 최다-2005년 43홈런)

양키스 입장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그의 홈런이 연일 중요한 상황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테세이라는 자신이 기록한 20개의 홈런 중 17개를 3점차 이내의 접전 상황에서 때려내고 있다. 이 가운데 동점 홈런이 3차례, 팀에 리드를 안기는 홈런이 7차례로 흔히 말하는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다수 때려내고 있는 것이다.

타점 본색도 찾아가고 있다. 이날까지 기록한 58타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5위이자, 아메리칸리그 1위 기록. 시즌 117타점 페이스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100타점 시즌도 가능한 상황이다. 시프트가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본인의 타율보다 2푼 이상 높은 .271를 기록하고 있으며, 득점권 찬스에서 때려낸 7개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숫자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타율이다. 테세이라의 타율은 최근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이날 경기까지 .245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의 통산 타율인 .272에는 한참 부족한 수치다. 하지만 그에게 시프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의 통산 타율인 .242와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지난해의 .216보다는 훨씬 높은 타율이다. 홈런과 타율 개수를 놓고 종합하면 어찌됐건 양키스와의 장기계약 초반 시절과 비슷한 성적으로 회복한 것이다.

테세이라의 타율은 향후 개선의 여지도 크다. 현재 인플레이시 안타 확률을 나타내는 그의 BABIP는 .219에 불과하다. 2009년 마지막으로 3할 대의 BABIP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수직 낙하하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그의 BABIP는 최악의 타율을 기록한 지난해의 .233보다도 낮은 개인 통산 최저 기록이다. 이는 올 시즌 테세이라가 더욱 불운한 시즌을 보내고 있거나 그를 상대하는 팀들의 시프트가 더욱 정교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이는 사실상 테세이라 스스로의 힘으로는 통제 불가능한 부분들이다.

대신 테세이라가 통제 가능한 부분이 있다. 바로 수비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홈런과 삼진이다. 테세이라는 올 시즌 플라이 볼 대비 홈런 비율이 22.9%로, 이는 자신의 전성기 시절을 뛰어 넘는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이다. 삼진율에도 주목해야 한다. 테세이라의 올 시즌 삼진율은 14.9%로 지난해의 21.5%보다 7%가까이 떨어뜨렸으며, 2008년의 13.6%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시즌 43볼넷-48삼진 비율 역시 가장 좋은 기록으로, 올 시즌 그가 선구안에 유독 중점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현재 테세이라는 홈런 개수를 늘리고 삼진 개수를 줄임으로서 개인 통산 가장 낮은 BABIP에도 지난 5년간의 통산 타율보다 근소하게 높은 타율을 올리고 있다. 이는 현재 비정상적인 BABIP가 자신의 평균치에 도달할 경우 당연히 지금보다 높은 타율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를 향한 전망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타선의 두 기둥이 되어줘야 할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마크 테세이라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테세이라는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을 딛고 팀 타선을 훌륭히 이끌고 있다. 양키스는 현재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지고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단독 선두에 올라 있는 상황. 과연 부활에 성공한 테세이라가 양키스를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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