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오픈 특집] "닥치고 겸손하자" 효과? 2R 공동 3위 허인회 인터뷰
이미지중앙

2라운드(11일) 1번 홀에서 티샷하는 허인회(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제공).


11일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허인회(28 상무)가 4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6언더파 136타로 박재범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허인회는 전반에 3, 5, 8번 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빠르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오후 들어 비가 내리는 속에서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고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67타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허인회의 소감을 들었다.

- 전반적인 경기는 어땠나?
“성적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잔디가 클럽에 끼어서 플라이어(Flyer)라는 현상이 생겼고 몇몇 홀에서 거리감이 안 맞아 예상과 실제 사이에 30야드 정도의 진폭이 있었다. 결과와는 달리 플레이 내용 면에서는 좀 고전했다.”

- 군인 신분으로 참가한 소감은?

“작년에 민간인 신분으로 나왔던 대회이자 예선에서 떨어진 대회다. 9~10년 전 아마추어 때는 10위권에 들 정도로 잘 했는데 매년 아쉬웠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원인은 못 찾았지만 부담을 많이 가졌던 대회다. 군인 신분이라서 그런지, 상금이 안 걸려서인지 부담이 덜했다.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 것이 좋은 성적의 원동력인 것 같다. 최근 드라이버를 바꿨다. 모 브랜드에서 나온 시제품이 수량이 많지 않아 몇몇 선수에게만 제공했다. 나도 운 좋게 받아 일본에서 받았다. 다른 선수들보다 빠른 것이다. 거기서 파이팅이 생기더라. 대우를 받으니 힘이 생기더라. 선수들에게는 ‘비슷하다’라고 말하는데 성능이 좋다. 티샷이 5~10야드 멀리 나간다. 이전 드라이버는 5야드 덜 갔는데 신형이라 10야드 이상 가니 더 좋다.”

-다른 선수들에 따르면 그건 장비 덕이기도 하겠지만 한달 정도 일찍 열려서 전보다 더 스코어가 좋아진다고 하던데 우승 스코어를 예상하자면?

“어제 오늘 정도의 세팅이라면 15언더가 우승일 수 있겠다. 핀 위치가 관건이다. 하지만 내 자신이 칠 목표 스코어라면 13개를 생각하고 있다.”

-언제 제대하나? 항간에는 상무 골프단이 세계군인체육대회 이후 해체된다는 설이 있던데?

“지난해 12월에 입대해서 내년 9월7일이 제대일이다. 오는 10월6~9일이 세계군인체육대회인데 거기 출전한다. 총 8명의 내부 예선전에서 6명까지 대표로 나갈 수 있게 됐다. 해체설과 관련해서는 내가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유지되었으면 좋다.”

-상무 골프단이 존치되어야 하는 이유는?
“스포츠 종목이 많은데 골프가 그런 종목들보다 대중성이 떨어진다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배제되면 그 기간 국위선양의 찬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무 골프단이 한때 있다가 없어졌는데 알고 있나?

“마지막이 김형태 프로였다. 하지만 당시는 오픈 대회를 못나갔다. 그래도 우리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으니 복받았다고 생각한다. 단지 말뿐이 아니라 시합할 수 있는 자체로도 좋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좋지만 열심히 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연습량은 프로 때보다 훨씬 많다.”

- 훈련 시간이 정해져 있나?

“빡빡하게 잡혀 있다. 일반 제식 훈련이 다 잡혀있다. 다른 선수들은 힘들지 모르는데 나는 힘들더라. 잘 맞으면 안하고 마음대로 하는 스타일인데 그게 안맞으니 그렇다. 하지만 군인신분으로 골프 연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군대에서 철이 들었나?

“철은 아직 안 들었는데 다양하게 느낀 것들이 참 많다.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랐지만 평소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전혀 모르고 자랐다. 훈련소 처음 갔을 때는 충격이었다. ‘닥치고 겸손해라. 인회야’라고 마음 먹곤 했다.”

-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까?
“한국오픈에서는 잘 친 기억이 없는데 빨간색으로 언더파 스코어가 적혀 있어 기분 좋다. 어느 갤러리는 ‘버디해도 돈 안주는데 헛낭비 아닌가’라고도 농담처럼 말한다. 올해 첫 대회 우승 상금은 8000만 원이고 인센티브 포함하면 1억6000만 원 정도 버는데 다음날 부대에서 생각해보니 아깝기도 했다. 하지만 상금 못받는 게 당연하다. 부대에서 감사하다고 세뇌(웃음)되는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다. 상금 때문에 억울해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상금에 대해서는 기부 등으로 돌리면 좋을 것 같다고 느낀다. 불우이웃이 아니어도 골프재단이라던지 기부할 곳은 많은데 아쉽다. 평소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재산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좋은 일에 기부도 많이 하고 싶다.” [우정힐스CC(천안)=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