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아파트 전기기사가 일부러 정전을 일으킨 후 관리하는 아파트 가정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아파트 전기기사로 근무하면서 수리를 빙자해 관리하는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김모(48) 씨를 특가법상 절도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 설치된 차단기를 일부러 내려 전기를 끊고 수리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가정에 들어가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씨는 한 집에서 8차례에 걸쳐 700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정전을 일으킨 후 신고가 들어오면 주부 혼자 있는 낮 시간에만 해당 가정에 방문해 “화장실과 다용도실 콘센트를 10분 이상 드라이기로 말려라”, “누전 차단기를 15초 간격으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라”는 요구로 피해자들의 시선을 분산시켜, 집주인이 안방 서랍장 등에 보관하던 귀금속과 현금을 훔쳤다. 특히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귀금속과 현금의 일부만 훔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 안에 사람이 많으면 훔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낮 시간대 주부가 혼자 있을 때만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측은 “김 씨는 올해 9월부터 이 아파트 전기기사로 채용됐으며, 이런 수법으로 해당 아파트에서 9월 초순에만 총 50회의 정전사고를 냈다”고 했다. 또 “현금 일부만 훔쳐 피해자들도 도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씨가 강남ㆍ강서지역의 아파트에서도 전기기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만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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