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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 안내려고…③] EU vs. 美 징세전쟁..."우리한테 내야"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유럽연합(EU)이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 행태에 칼을 빼들었다. EU집행위원회(EC)는 지적재산권을 다른 나라로 이전한 경우 이른바 ‘출국세(exit tax)’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고 유럽 각국은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부당하게 내지 않은 세금을 납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유럽의 성화에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C는 최근 출국세 도입까지 고려하는 등 세금 탈루 제동 걸기에 나섰다. 출국세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세율이 낮은 다른 나라로 넘기는 경우 세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납세 회피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EU는 그간 비판이 거셌던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회피 행태에 대해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 이번 계획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FT는 기업들의 세금 회피로 EU국 정부들이 한 해 최대 700억유로(약 91조원)의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31일 타임지는 페이스북 또한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법인세를 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데이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영국에서 페이스북이 올린 수익은 10억달러였는데 법인세로 낸 돈은 600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42만732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의 경우 법인세를 21% 내야 하는데 페이스북은 0.0006% 낸 격이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봐도 페이스북은 34억달러의 수익 규모에 대해 세금은 1억2200만달러밖에 내지 않았다. 약 3.6%의 법인세를 낸 것이다.

역시 터무니 없이 적은 세금을 낸 것으로 비판받은 구글은 최근 EU 각국 정부들의 압박에 이른바 ‘구글세’를 토해내고 있다. 유럽 각국은 구글과 애플이 자국에서 발생한 매출 대부분을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등록한 자회사로 계상해 자국에선 쥐꼬리만 한 세금을 냈다면서 구글과 애플에 세금 납부를 요구했다.

[자료=http://thenextweb.com]

이에 따라 구글은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1억5000만유로(약 2000억원)의 ‘밀린 세금’을 납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7일 이탈리아 언론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도 지난해 말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3억1800만유로(약 4084억원)의 세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앞서 구글은 또 지난 21일 영국 세무당국과 앞으로 법인세 납부 기준을 바꾸기로 하면서 밀린 세금 1억3000만파운드(약 2200억원)을 내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역시 ‘구글 프랑스’로부터 탈루된 세금을 받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약 5억유로(약 6500억원) 수준에서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에서 구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되자 프랑스의 사례와 비교해 구글에 ‘너무 관대한’ 대우를 해줬다는 불만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EU 공정경쟁 당국은 28일 영국 국세청과 구글의 구글세 합의 과정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뜻을 시사했다.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유럽이 미국 기업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 미국의 기술 기업들의 연합체인 AIM은 EU의 이번 계획안에 대해 “다른 국가의 정부 재원을 흡수하려는 것”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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