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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비상사태] 지구 최악의 살인마 ‘모기’…한 해 75만명 사망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이 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와 때아닌 전쟁을 벌일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이 전쟁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기는 지카 바이러스 외에도 말라리아, 뇌염, 뎅기열, 황열병 등 수많은 질병을 전파함으로써 한 해 75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말라리아 사망자만도 43만8000명에 이른다. 2014년 기준 테러 사망자 수가 3만20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S의 공포는 모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모기는 촉수를 통해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나 젖산을 감지하는데, 이 때문에 대사분해물질이 활발하게 나오는 어린아이나 술마신 사람, 운동을 방금 마친 사람이 쉽게 표적이 된다. 특히 임신한 여성은 호흡량이 많고 체온이 높아서 모기에 쉽게 물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카 바이러스의 가장 큰 공포인 ‘신생아 소두증’의 우려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인류의 역사에는 모기의 무서운 범죄 전과가 적혀 있다. 이집트 파라오 미라에는 말라리아를 앓은 흔적이 있고, 알렉산더 대왕 역시 말라리아로 죽었다. 이집트 파나마 운하는 건설 노동자 1200여명이 말라리아로 죽는 바람에 건설 중단 위기에 처한 바 있었고, 9~15세기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였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는 모기 때문에 멸망했다는 주장도 있다. 17세기 중반부터는카리브해 도서 지역에서 시작한 황열병이 미국으로까지 번져 1793년 조지 워싱턴대통령이 피난을 가기도 했다.

지카바이러스의 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 역시 원래 아프리카에 살던 것이 서구 팽창기 노예선을 타고 남미로 전해졌다. 이 모기는 무수한 서양인 선원들을 죽이기도 했지만, 특히 남미 대륙으로 건너간 뒤에는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는 현지 원주민들에게 재앙이 됐다.

인류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수많은 화학약품을 개발했지만 언제나 모기의 승리로 돌아갔다. 모기는 화학약품에 적절히 적응하면서 생존력을 확보했다. 난방이 되는 대형 건물 증가는 오히려 모기의 서식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 오히려 DDT나 바르는 모기약의 주성분인 DEET와 같은 화학약품은 환경을 파괴하고, 뇌 중독을 일으켜 거꾸로 인간을 찌르는 칼이 됐다. 특히 향후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모기가 그 어느 때보다 득세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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