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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이오와 경선] 샌더스ㆍ트럼프, ‘아웃사이더’ 미완의 돌풍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웃사이더 돌풍’은 아직 현실화되지도, 잠잠해지지도 않았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레이스의 출발을 끊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샌더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사실상 동률의 지지율로 바짝 뒤를 쫓고 있고, 트럼프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 밀려 패배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도전이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개표가 99.4% 진행된 현재 샌더스는 50%의 지지율을 얻어 힐러리를 4표차로 바짝 쫓고 있다. 비록 최종 결과는 패배하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샌더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버니 샌더스[사진=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사진=게티이미지]

샌더스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힐러리와 지지율 20% 격차를 보일 정도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져 있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최근 들어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는 힐러리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골수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샌더스는 “상위 1%의 권력을 빼앗아 99%에게 돌려주겠다”는 구호와 친(親)서민 유세로 중산층과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끌어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반면에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는 여러 면에서 수세에 몰려 있다. 국무장관 시절 개인 계정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2012년 리비아 무장세력이 미 영사관을 공격해 미국인 4명이 사망한 ‘벵가지 사건’의 책임자라는 점이 최근 부각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밖에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성추문’과 고액 강연료 논란, 친(親)월가 이미지, 구시대 정치인 이미지, 68세의 고령 등도 약점이다.

공화당은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크루즈(28%)가 트럼프(24%)를 꺾고 1위에 올랐지만, 트럼프의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오와는 이전부터 크루즈가 강세를 나타냈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공화당 강경 보수 세력의 지지를 업고 조직력으로 아이오와에 깃발을 꽂았지만, 당장 9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햄프셔는 당원만이 투표에 참여하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독립적인 성향의 일반인도 투표에 참여한다. 아이오와에서처럼 조직의 힘을 빌릴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곳에서 무려 30주 이상 다른 공화당 후보자들을 두자리수 지지율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유지해왔다.

뉴햄프셔의 표심이 아이오와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 허커비(공화당)와 릭 샌토럼(공화당)은 각각 2008년과 2012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복음주의 유권자의 지지에 기대 승리했지만, 뉴햄프셔에서는 조직의 뒷받침을 받지 못해 패배했고 공화당 후보가 되는데도 실패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웨인 레스퍼런스 정치학 교수는 “뉴햄프셔는 공화당에 대해서는 지난 9개 선거 중 6번을 아이오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따라서 ‘한 사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이 따라간다’는 식의 생각은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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