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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도 마케팅!…동의하십니까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 “애호가 꺼릴 지 몰라도 저변 넓어질 필요…최고수준 전용무대, 마니아·대중 눈·귀 잡을 것”
“제가 ‘클래식도 마케팅 해야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클래식 애호가들은 싫어하실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변이 넓어질 필요가 있다는건 동의하실 겁니다. 한국 클래식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 지휘자를 배출할 만큼 성숙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 콘서트홀이 탄생했는데, 그럼 자랑도 하고 활용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취임 10개월을 맞은 ‘클래식에 과문하다는’ 한광규(59) 롯데문화재단 대표는 기자를 만나 ‘클래식 마케팅’과 ‘저변확대’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문화재단 산하의 롯데콘서트홀을 이끌었으니 올해는 본격 시험대에 오른셈이다. 한광규 대표는 대홍기획 출신으로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클래식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어, 취임당시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곧 취임 1년을 맞는 그는 클래식에 대해선 조심스러웠지만, 클래식을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선 자신감을 보였다. 평생을 ‘마케터’로 살아온 그의 눈에는 한국 클래식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게 아쉽기만하다. ‘마케팅’으로 이를 끌어올려보겠다는게 그의 포부다.

한 대표는 “지난 10개월은 콘서트홀 안정화의 시간”이라며 “이제 세계 최고수준의 하드웨어(콘서트홀)은 갖췄으니 그에 걸맞은 소프트웨어(컨텐츠)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서울에 클래식전용 콘서트홀이 28년만에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개관전부터 클래식팬들과 연주자들의 기대가 컸다. 더구나 롯데그룹이 1500억원을 들여 5년만에 완공한 만큼 음향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다.

뚜껑을 열어본 롯데홀은 이같은 기대를 대체적으로 충족한다. 국내 최초로 객석이 중앙무대를 에워싸는 포도밭 형태 설계를 도입, 공연몰입도가 높고, 잔향이나 울림이 세계 최고의 클래식 콘서트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최근 NHK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했던 지휘자 데이비드 진먼이 “직전 공연한 일본 산토리홀과 비교할 때, 롯데홀의 음향이 산토리보다 좋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올해 목표는 ‘두마리 토끼 잡기’다. 세계 최고수준 콘서트홀로 클래식 매니아들의 눈높이를 맞춤과 동시에 일반 대중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해 클래식 저변확대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로 공연보러 다니는 클래식 마니아들이 이제는 롯데홀로 발길을 돌리도록 세계적 연주자, 오케스트라의 초청을 통해 컨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백미로 11월 15~16일에 무대에 오르는 로얄콘세르트허바우 내한공연을 꼽았다. 음악잡지인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1위 오케스트라로, 다니엘레 가티가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아시아투어공연을 나선다.

이외에도 한 대표는 4월의 프라이부르크 오케스트라 콘서트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 5월 로열 노던 신포니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공연, 8월 여름 납량특집 콘서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는 클래식 매니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클래식 저변확대를 위한 발걸음도 거침없다. 롯데홀은 공연장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 호텔 등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환경속에 자리잡은 만큼 이를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홀은 올해부터 공연과 리허설이 없는 날 홀 내부를 둘러보고 파이프오르간의 음색을 들어볼 수 있는 홀 개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롯데월드타워 정식 오픈에 맞춰 롯데콘서트홀을 둘러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롯데몰을 찾는 한국 고객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는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중들에겐 ‘렉쳐 콘서트(강연과 공연이 함께하는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클래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롯데문화재단은 올 7월께 ‘롯데미술관’(가칭)을 개관한다. 콘서트홀에 이어 미술까지 문화예술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미술애호가들의 눈길이 쏠린 개관전에는 간송미술관과 손잡고 한국전통미술을 선보일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달리 현대미술전을 준비중이다. 한대표는 “간송과 협의는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중으로 추후 이곳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개관전은 현대미술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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