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치유한다’는 진실의 직면에 관한 이야기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보라 킹은 변호사 집안의 미국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빼어난 외모와 지적 능력으로 20대부터 잘 나가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정치인인 아버지, 알뜰한 어머니와 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누가 봐도 행복하고 부유한 여성이었다. 25살에 갑작스런 자궁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의 성장과정은 사실 끔찍한 사건들로 뒤덮여 있었다. 어릴 적부터 시작된 친아버지의 성폭행, 그런 딸을 질투하고 미워한 어머니의 냉대,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춘 약물중독과 트라우마의 흔적들까지. 부모들 또한 각자 대물림된 폭력과 상처의 희생자들이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의 학대와 폭행, 남다른 성공, 갑작스런 암 발병과 식물인간이 된 남편, 최고의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마음의 원리와 독창적인 치유의 방법, 마침내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실화를 담고 있다. CNN, NBC 등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그녀 자신의 인생역정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다이애나 왕세자비, 빅토리아 베컴, 레이 찰스, 애슈턴 커쳐, 빌 클린턴, 마틴 루서 킹, 로버트 레드포드 등 유명인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진실을 외면한 대가’는 무엇이고 진정한 ‘치유’란 무엇인지 되짚어주는 독특한 힐링 에세이이다.
“한 사람이 진실을 말하면 우리 모두에게 치유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용서받지 못하거나 치유될 수 없는 행동은 없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에너지 장에 속하는 각 부분으로,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한 사람이 진실을 말하거나 인정할 때, 그래서 오래된 거짓을 분해하고 해체할 때, 전 우주가 조금 더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된다.”(p.76)
힐링이나 치유를 언급하는 책들은 일종의 ‘테크닉’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적인 힐링 기법을 재정립한 저자는, 역설적으로 테크닉이 아닌 마음의 자세를 강조한다. 평소 한국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자에 힘입어 세월호 참사, 남북 분단 등 한국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언행을 왜곡과 치유의 측면에서 분석한 내용도 흥미롭다.
“진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파묻어도 어떻게든 바깥으로 비집고 나온다. 진실을 부인하거나 덮어두게 되면 건강, 인간관계, 재정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평생이 걸릴지라도 결국엔 진실이 승리한다.”(p.12)
한 사람이 솔직해지기만 해도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우리 모두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에게 치유가 필요한 이때, 진실이 자유롭게 하기를.
김영사 에디터 김동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