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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강석기 지음,MiD)=사람들이 손가락 지문을 갖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밝힌 건 1880년 일본에 의료선교사로 와 있던 영국인 헨리 폴스였다. 폴스는 고고학자이자 동물학자인 에드워드 모스의 발굴을 돕던 중 조개무지에서 나온 토기에서 미세한 선들을 발견하고 그게 다름아닌 지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지문을 채취해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며, 한 사람의 지문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네이처에 논문을 보낸다. 지문에 관한 첫번째 논문이자 생명과학 측면의 원조격이라 할 만하다. 책은 오늘날 분자생물학 시대를 연 논문으로 평가되는 허버트 보이어의 제한효소를 이용한 재조합 DNA실험을 비롯, 암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p53유전자의 규명, 1936년 한스 셀리에의 스트레스 현상 발견 등 굵직한 발견을 담은 28편의 논문을 알기쉽고 꼼꼼하게 풀어냈다.

▶고대 지중해 세계사(에릭 클라인 지음, 류형식 옮김,소와당)=기원전 15세기,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에서 발굴된 한 벽화는 독특한 기법과 양식을 보여준다. 벽을 조성할 때 물감을 바로 넣어 벽이 굳으면서 벽화가 완성되는 프레스코 양식과 소를 타고 넘는 등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이집트의 델에드다바, 이스라엘의 델카브리, 터키의알랄라크, 시리아의 콰트나 등지에서도 발굴된다. 이는 당시 지중해가 글로벌체제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증표다. 글로벌화는 오늘날 하나된 세계를 일컫는 말이지만 무려 3000년전, 지중해 청동기 문명시기에도 세계는 하나로 엮여 있었다. 기원전 14세기 점토판에 새겨진 당시의 외교 문서를 보면, 국왕들끼리는 형과 아우 삼촌과 조카 같은 가족호칭을 사용했고 실제 결혼을 통해 혈연을 맺기도 했다. 왕실끼리 주고 받았던 선물은 국제무역이었으며, 무역을 장려하거나 경제제재를 가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체제는 매우 복잡다단한 단계로 발전했다. 저자는 기원전 1177년 첫 세계화인 지중해 청동기 문명이 하나씩 무너져내린 과정을 살핌으로써 오늘날에 시사점을 던진다.


▶김치수 문학전집 3 ‘박경리와 이청준’(김치수 지은, 문학과지성사)=한국비평문학의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데 기여했던 문학평론가 김치수의 문학이론과 평론집을 엮은 ‘김치수 문학전집’(10권) 중 세번째 비평집. 저자가 생전에 충실하고자 했던 ‘읽는 자’와 ‘동반자’라는 문학평론가로서의 역할을 만나볼 수 있다. 신군부의 집권 이후 ‘시국선언’으로 해직된 이후 집중적으로 당대 소설을 읽어낸 저자가 두 작가에게서 읽어낸 ‘당대성’과 ‘동시성’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저자는 두 작가를 ‘한(恨)의 언어화’라는 말로 아울러낸다. 박경리의 초기 단편부터 ‘김약국의 딸들’을 거쳐 ‘토지’로 모두 수렴되고 넓어지는 박경리 문학의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찬찬한 읽기, 이청준 문학의 특징인 관념세계에 대한 저자의 세심한 관찰이 인상적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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