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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ㆍ노동계 靑 만찬회동…스탠딩 티타임에 용금옥 추어탕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노동계와 만찬 회동을 갖는다. 앞서 열린 재계와의 만찬 회동처럼 형식, 메뉴 등에서 참석자의 특성을 감안한 게 특색이다. 재계엔 ‘소통’에 비중을 뒀다면, 노동계엔 ‘대접’에 무게를 둔 흔적이 행사 곳곳에 묻어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포함, 노동계 인사 20여명을 만난다. 행사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과 전체 노동계와의 만찬 등 1ㆍ2부로 나뉜다. 


환담 및 만찬 장소는 청와대 본관이다. 재계와의 첫 회동은 상춘재에서 열렸다. 외빈 접견에 활용되는 상춘재가 허물없는 대화 장소로 적합하다면, 청와대를 대표하는 본관은 상대적으로 격식이 중시된다. 본관 내엔 대통령 공식 집무실과 접견실 등이 마련돼 있다.

노동계 대표단이 본관에 도착하면, 문 대통령과 본관 라운지에서 ‘티타임’을 갖는다. 재계와의 회동에선 사전 ‘호프타임’이 열렸다. 둘다 스탠딩 형식이란 점에선 동일하나, 재계ㆍ노동계에 따라 ‘맥주ㆍ차’란 차이를 뒀다. 호프타임엔 재계와의 격의 없는 대화 의지를 담았다면, 티타임 형식에선 대통령이 노동계를 접대하겠다는 의중이 강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접대하는 차는 ‘평창의 고요한 아침’란 홍차로, 해외순방에 나갈 때 외국 정상에게 대접하는 차”라고 전했다.

만찬 메뉴도 다르다. 재계 만찬 메뉴는 미역, 조개, 낙지 등을 곁들인 비빔밥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각자를 존중하며 하나를 이뤄내는 공존의 미학을 담았다”고 밝혔었다.

이날 노동계와의 만찬 메뉴는 추어탕이다. 가을 보양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특히 이날 추어탕은 청와대가 용금옥에서 직접 공수한 추어탕이다. 용금옥은 1930년대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문을 연 추어탕 음식점으로, 8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 용금옥 추어탕은 인근 청계천 노동자들이 보양식으로 즐겨 찾는 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또 가을전어가 만찬에 제공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전어가 의미심장하다. 현재 양대노총은 사회적 대화 복원 선결 조건 등을 내걸며 노사정위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수제맥주 ‘세븐브로이’가 재계 만찬의 건배주였다면, 이날 노동계 만찬 회동에선 복분자가 건배주로 제공된다. 이 역시 원기 보양이란 의미를 담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회동에선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등 주요 노동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유명무실한 노사정위원회 복원이 최대 현안이다. 최근 한노총은 ‘8자회의’를 제안했다. 기존 노사정위 틀에 문 대통령까지 참여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민노총도 이날 간담회를 앞두고 노동계와 문 대통령과의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노사정에 앞서 정부와 노동계의 선(先)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복역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석방 문제도 걸려 있다.

이날 회동에는 양대 노총 외에 전국자동차노조연맹, 금융노조, 전국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전국영화산업노조, 희망연대노조, 청년유니온 등 산별ㆍ개별 노조도 다수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노동계를 경영계와 마찬가지로 국정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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