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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대통령 방한] 트럼프, 안보엔 ‘밀월’ 경제엔 ‘단칼’…한국 대응책은?
美日회담서 보인 ‘성동격서’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거론
한미FTA문제 꺼낼 가능성
치밀한 전략 세워 대비해야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요약한 사자성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내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더할 나위 없는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하지만, 정작 경제 분야, ‘돈’ 문제에 있어선 단호했다. 일본 내에선 배신감과 같은 볼멘소리까지 불거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북정책에선 친밀한 공조 체제를 강조하겠지만, 정작 미국의 직접적인 이익이 걸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강도 높은 압박이 예고된다. 미일 정상회담을 반면교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택했다. 이는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이지만 또 한편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도 연관 있는 장소다. 험프리스 기지는 우리 정부가 전체 부지 비용과 건설비 100억 달러 중 92%를 지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험프리스 기지 방문을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로선 이미 주한미군 방위 분담을 상당 부분 이행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수차례 “미군이 지켜주고 있으니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방위 분담금 공정성을 거론해왔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방위분담금 증액을 꺼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럴 때 험프리스 기지는 우리 측의 방어 논리의 중요한 예로 활용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미군 해외 기지의 비용 절대다수를 우리 측이 담당했다는 논리다.현재 협상 중인 한미 FTA는 더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이나 만찬, 공동기자회견 등을 통해 어떤 계기로든 한미FTA 문제를 거론할 것이 유력하다. 이미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겪었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양국 정상 간 첫 회담에서 돌연 “한미 FTA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실제 회담에선 한미 FTA와 관련된 별다른 얘기가 오가지 않았으나, 정작 언론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폭탄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 회동’ 등 갖가지 친교 모임을 가진 이후에 일본 재계 총수와 만나 “지금 일본과의 교역은 공정하지 않고 열려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공동기자회견에선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많은 무기를 구매하면 북한 미사일도 떨어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무기 구매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후 일부 일본 언론에선 “정작 중요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 반발도 불거졌다.

방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포함, 양국 교역 분야와 관련돼 압박에 나설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관건은 그 수위다. 우리 정부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관계”라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한미 FTA폐기론을 차단하고 국익을 지키는 개정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통상교섭본부는 개정 협상에서 다룰 의제 등을 조율 중이다. 양국이 실무 협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정상 간의 논의에선 최대한 실무 협상을 지켜보다는 식의 우리 측 대응도 예상된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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