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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3년 뒤 정부의 사회보험 의무지출액이 100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 국가부채가 1000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8대 사회보험 적자보전금만 17조3175억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 예산안 총괄분석’ 보고서를 통해 8대 사회보험의 의무지출이 2024년 106조118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8대 사회보험 관련 의무지출액은 내년 91조4288억원으로 올해 85조8196억원 대비 6.5% 늘어난다. 이는 복지 예산 140조여원의 65%에 달한다. 이어 2023년 98조9556억원, 2024년 106조1185억원으로 치솟는다. 2025년까지 연평균 지출 증가율은 7.3%로 계산됐다.

8대 사회보험은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4대 공적 연금과 건강·고용·노인장기요양·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이다. 정부의 사회보험 의무지출은 사회보험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돈과 정부가 사회보험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사회보험에 지급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현재 의무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은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국민연금은 내년 30조9085억원을 수급자 등에게 지출한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까지 합치면 4대 공적연금의 지출액은 59조2869억원에 이른다. 4대 사회보험 중에선 고용보험과 건강보험의 지출이 많다. 고용보험은 구직급여로 내년 11조5339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4년엔 12조6791억원을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예정처는 정부 추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1년 전 제시한 추계 대비 지출 예상액이 크게 줄어서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구직급여 지출액은 내년 12조6991억원에서 2024년 15조901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 기준 1년 만에 예상 지출액이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출 추이와 고용보험 확대정책을 감안하면 구직급여 지출 규모는 전망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엔 내년 11조4264억원을 쓰게 된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기공영영상(MRI) 촬영·초음파 검사 등 보험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지출이 크게 늘었다. 이 탓에 올해 16조6000억원인 건보 적립금은 2022년 12조2000억원, 2023년 8조원, 2024년 3조2000억원으로 점차 고갈될 것으로 예정처는 분석했다. 정부 건보 지출은 건보 수입의 약 20%를 국고에서 지원토록 돼 있다. 이 규정은 내년 말 일몰 예정이지만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항구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적자보전을 위한 지출도 크게 늘었다. 당장 내년 사회보험 적자보전금만 17조3175억원에 달한다. 올해 15조1753억원 대비 14.1% 급증한 액수다. 이미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각각 3조2576억원, 1조6793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이 조만간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학연금은 특히 부담금 수입에서 급여 지출을 뺀 연금 수지 기준으로 당장 내년부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처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사회보험의 신규 가입자가 감소하고 수급자는 증가하고 있어 정부의 적자보전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사회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제도 개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