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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리포니아’ 태안, 명랑·감동·희망의 ‘종합 선물세트’ 여행[함영훈의 멋·맛·쉼]
재난 극복 감동과 건강한 여행
신두리 해안사구 맨발 걷기 일품
팜 카밀레 웰니스·댕댕이 프렌들리

[헤럴드경제(태안)=함영훈 기자]‘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경쾌한 트롯 ‘만리포 사랑’의 배경이 된 태안(泰安)은 글자 그대로 ‘크게 편안한 곳’이라는 뜻이다.

선사시대 패총부터 21세기형 웰니스-스포츠 관광과 네이처 월드 빛 테마파크까지…. 지질·역사 탐험에서 휴양까지, 해맞이부터 석양까지, MZ(밀레니얼+Z) 인생샷 포인트인 파도리 해식동굴과 생물다양성 1위 천리포수목원과 다양한 먹거리까지. 모든 여행 콘셉트가 싹다 모인 뷔페식 여행지이다.

3면이 바다인 태안은 대한민국 금수강산의 축소판인 듯 보인다. 서해에 위치했지만, 동해 같은 느낌의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다. 태안의 동해안, 안면암에서 내려다보는 쌍둥이 섬과 부교, 부상탑은 밀물·썰물 때 모두 국내에서 손꼽히는 절경이다.

태안 안면암에서 내려다본 쌍둥이섬과 부상탑, 부교
신두리 갯벌 맨발걷기
‘맨손의 기적’…기사회생한 만리포 해안

2007년 기름사고 때엔 123만명의 국민 자원봉사자들이 만리포 주변 해역에서 맨손으로 기름을 닦아내 기적적으로 환경을 완전히 복원시킨 감동의 땅이기도 하다. 금모으기 운동, 붉은 악마 응원과 함께 대한민국 3대 국민단결의 상징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방제 작업을 위해 오가던 길, 소원면 태배길은 이제 약 6.5㎞의 순환형 걷기 코스로 새롭게 태어났다. 피해 극복의 기쁨을 담아 6개 구간에 각각 순례길, 고난길, 복구길, 조화길, 상생길, 희망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류피해 방재 후 대국민 큰절을 하는 태안 민관
네이처월드 빛 테마파크
파도리 해식동굴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 센 관장목 해난 사고를 피하려고 15세기 운하 공사를 했던 흥인천을 시작으로 태안에 진입하면 힐링, 서핑 등 레포츠와 함께 감동과 희망, 게국지·간장게장 미식도 품은 만리포부터 달려간다.

캘리포니아 해변처럼 매력들이 집약돼 있어, 요즘 ‘만리포’라 쓰고, ‘만리포니아’라고 읽는다.

초입에 만나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 앞에 서면 누구든 한 소절 읊조리게 된다. 똑딱선은 보건선이라고 부르던 공공 선박이다. 선박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를 빗대 똑딱선이라고 불렀다. 도서지역 환자를 인천 거쳐 서울로 보내는 배였는데, 서울로 유학 가는 학생, 수도권을 향하는 젊은 상인 등도 공짜로 태워줬다고 전해진다.

태안 게국지

노래비 옆에는 초대형 공연장 무대가 ‘두바이 프레임’처럼 사각으로 만들어져 있다. 용도 시설인데 기념촬영지가 됐다.

2년여 전에 만든 37.5m 높이의 만리포 전망타워에서 해변을 내려다 보면 넓은 비치, 북쪽 유류피해극복기념관과 그 앞에서 초보 서핑객들의 열정적인 연습 장면, 남쪽 만리포 항구가 한눈에 보인다.

북쪽 만리포 그램핑장과 해수욕장 사이 만리포반도의 해상 데크길에서 트레킹하는 여행자의 표정도 정겹다.

인기 사진촬영지가 된 공연무대 만리포프레임
‘123만 영웅의 기록’ 유류피해극복기념관

2017년 문을 연 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 가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조선 사고 1년만인 2008년 6월 기적적으로 ‘해수욕 적합’ 판정을 받은 다음, 4년 뒤엔 환경복원 판정을 받은 이야기와 사투를 벌이던 123만 국민영웅들의 모습, 그들에게 큰 절을 올리는 태안 군민들의 모습이 잘 전시돼 있다.

만리포에서 시작한 태안 해빈 천·백·십·일리포까지 이어지는데, 국립수목원 생물다양성의 2배인 1만6939여종을 가진 천리포수목원과 바닷물을 마시는 형상의 물닭섬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을 사랑하는 은행원 고(故) 민병갈(미국명 칼 페리스 밀러)씨는 50년 전부터 습지 반, 모래 반인 천리포 수목원의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고, 타지역 희귀종까지 가져와 잘 자랄 때까지 정성을 기울인 끝에, ‘태안형 식생’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천리포수목원

덕분에 이곳은 노루오줌, 헐떡이풀, 섬노루귀, 복수초, 초령목, 마취목, 완도 호랑가시나무, 울릉도 후박나무 등 희귀종들의 새로운 고향이 됐다. 곰솔(黑松) 사이 언듯 보이는 바다와 석양이 멋진 밀러 가든(Miller Garden), 툰드라 식생의 그늘정원, 터가 모래라서 한없이 지상으로 뻗은 뿌리며 살아보려고 지탱하는 넝쿨 등 제주곶자왈 모양새의 숲도 태안 천리포 수목원에 있다.

흰뺨검둥오리의 주요 서식지인 큰 연못과 습지원, 초당 형태의 황토 숙소의 운치가 멋드러지고, 완도호랑가시나무와 울릉도 후박나무 등 이곳으로 시집왔다가 정착한 ‘태안형 수목’들을 지나면, 근해의 물닭섬이 구경꾼이 부끄러운 듯 바닷물만 마신다.

태안 물닭섬
‘사구(砂丘)의 전형’ 신두리해안 사구

신두리에는 사구(砂丘, 모래언덕)의 전형이라 할 만한 신두리해안 사구가 있다. 완만한 경사의 넓은 백사장인 해빈(海濱), 강풍에 모래가 언덕을 이룬 다음 육지 쪽으로 넓게 퍼진 해안 사막, 배후 습지(두웅습지), 배후 산지 등 사구가 갖춰야 할 ‘네 박자’를 고루 갖췄다. 이곳은 이달부터 기존 태안 해안국립공원의 범주에 추가로 편입됐다.

네 박자 중 첫 박자인 신두리 해안사구의 초입, 해빈에서는 맨발 걷기(어씽, Earthing) 체험을 꼭 해봐야 한다. 맨발 걷기는 스트레스 감소와 운동성 증가 등의 효과가 있어 최근 황톳길, 등산로, 해안가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

신두리 맨발걷기에 살짝 끼어든 장미란 차관과 여행자 간 정담

“백사장 위의 강낭콩 만한 것 보이시죠? 전부 황해비단고둥입니다.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어요”라는 해설사의 설명에 “사람이 밟으면 죽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곳을 방문한 ‘3월엔 여기로’ 기차여행 패키지 동반자들은 슬쩍 주위를 둘러본다. 일행 속에 들어있던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저, 잡혀가나요?”라고 농담을 하니, 일행은 일제히 빵 터져 포복절도하고 만다.

해설사는 “고둥의 껍질은 단단하고, 우리가 밟는다고 해서 절대 부서지거나 죽지 않으니 걱정마세요”라고 안심시킨다. 장 차관은 “저 재킷 벗으면 더 날씬해요”라는 너스레를 이어가기도 했다.

운여해변, 꽃지 등 최고의 해넘이 절경지이기도 한 태안은 코레일관광개발과 한국관광공사, 문체부 등이 함께 만든 ‘3월엔 여기로: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의 목적지 중 한 곳이다.

운여해변 해넘이
‘팜 카밀레’에서 향긋한 허브로 웰니스

‘3월엔 여기로’ 국민여행단의 태안 여행 마지막 행선지는 허브농원 ‘팜 카밀레’는 문화체육관광부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팜 카밀레에는 어린 왕자 정원, 로즈 가든, 케이크 가든, 라벤더 가든, 키친 가든, 캐머마일&세이지 가든, 이벤트 가든, 로맨틱 가든, 워터 가든, 애니멀 가든 등 다양한 테마의 허브 정원과 친환경 숙박시설, 허브 관련 제품들을 체험하고 득템하는 허브 숍 등이 있다.

태안 반려동물친화관광지 팜카밀레

이곳엔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거나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애견 펜션, 애견 수영장, 애견 훈련 시설 등이 있다.

태안군은 지난해 문체부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태안군은 ‘건강하개, 행복하개’라는 콘셉트로 천리포 반려견 동반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한편, 꽃지해수욕장 도그 요가 도가클래스, 청산수목원 반려동물 동반 여행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반려 숙박시설,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안면도 등 공식 등록된 해수욕장만 28개나 되고, 해안 형태가 리아스식이어서 해안선 길이가 559㎞나 된다. 현재 국내 최고의 해양 치유 메카가 될 것을 꿈꾸며, 현재 해양 치유센터를 만들고 있다. 사람이든, 댕댕이든, 자연이든 모두가 참 크게 편한 태안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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